인체에서는 일반적으로 매일 약 1.5l의 반액상 유동성으로 소화된 물질이 소장에서 대장으로 넘어가는데, 이 유동성 물질에 포함되어 있는 수분과 전해질의 대부분은 몸 안으로 다시 흡수되고 나머지만 대변으로 배출됩니다. 그러나 대변에는 정상적인 대변의 구성물질 외에 비정상적인 물질들이 섞여 있을 수 있으며, 이것은 어떤 질병의 증후를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대변의 이상 물질로는 혈액, 점액, 농, 세균과 바이러스, 기생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혈액

넓은 의미에서 혈변은 붉은 색의 피를 배설하는 경우와 검은 색의 피를 배설하는 흑변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혈변은 주로 소장 이하의 하부 위장관 출혈을 시사하지만 상부 위장관에서 대량의 출혈이 생길 때도 붉은 색의 혈변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를 토할 정도의 심한 상부 위장관 출혈에서는 흔히 흑변을 동반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60 ml 이상의 출혈이 있으면 흑변을 초래하는데 이 때는 변의 색이 검고, 변이 풀어져서 자장면 소스 같은 양상을 보이게 됩니다.

반면 선명하게 붉은 피가 변에 묻어 나오거나 휴지에 묻는 정도는 치핵(치질)이나 항문 열상(찢어지는 것)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장에 용종이나 종양이 있을 때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소량의 만성적인 출혈이 일반적이지만 간혹 대량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피가 많이 섞인 설사가 우리 나라에서는 흔하지 않지만,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 있거나 기타 여러가지 원인균에 의한 장염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40세 이상에서는 대장 게실에 의한 출혈도 하부 위장관 출혈의 흔한 원인이 됩니다.

대변에서 혈액이 관찰 될 때는 직장수지검사, s상 결장경 검사, 대장경과 단순복부촬영, 대장투시검사 등을 통해 출혈의 원인을 감별해야 합니다.


점액

대변의 점액은 장내의 염증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대표적인 경우로 궤양성 대장염의 급성 악화, 크론병, 감염성 대장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점액과 함께 출현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그 가능성이 더욱 큽니다. 그러나 정상인에서도 대변에 점액이 섞여 있을 수 있는데, 간혹 실같이 보여 기생충으로 오인되기도 합니다. 또한 과민성대장증후군에서도 특별한 병변 없이 점액이 변에 섞여 나올 수 있습니다.


세균과 바이러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대변에서 발견될 수 있습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소화기 감염은 주로 설사를 일으키는데, 세균성 설사의 원인은 일반적인 병균, 이질, 위막성대장염 등이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설사의 원인은 로타바이러스, 엔테로 바이러스, 레오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노워크 바이러스, 아스트로 바이러스, 코로노 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대변에 섞여있는 세균은 대변 배양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 할 수 있습니다.


기생충

일반적으로 기생충은 지속적인 복통, 항문주위의 가려움, 설사 등의 증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어떤 기생충은 몸 밖에 기어 나올 때가 있기도 하고, 대변에서는 때때로 촌충류, 회충류, 선충류와 같은 기생충의 충체나 알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치료는 항상 기생충을 없애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시중에 파는 강력한 살충제의 하나인 베르목스 같은 것은 한 알만으로 모든 기생충을 없앨수 있을 정도로 효과적입니다.


농

대변에 포함된 농은 항문주위나 대장 원위부의 농양과 같은 감염성 병변을 의미합니다. 그 외에도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종양, 게실질환, 치루, 충수농양에서도 농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량의 농이 포함된 대변은 농양이 위장관으로 터져 나온 것을 의미하고, 변에 적게 섞인 농은 항문과 가까운 부위의 병변을 의미합니다. 이 밖에 대장주위, 골반강, 전립선, 직장주위 농양과 농양성 난관염이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화되지 않은 음식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대변에서 관찰되는 것은 심한 만성소화장애가 있거나, 크론병, 췌장기능저하 등을 시사합니다. 이는 소장이나 췌장기능의 평가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 밖의 원인으로는 위와 대장 또는 위와 소장사이의 누공이 있을 수 있습니다.